솔직히 저는 스페이스X 상장 초반에 너무 낙관적으로 봤습니다. 스타십 발사 영상 보면서 "이건 무조건 오른다"고 혼자 확신했는데, 현실은 달랐습니다. 상장 6주 만에 주가가 고점 대비 약 49% 떨어졌고, 공모가 135달러조차 밑돌았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공매도 세력과 머스크의 대결 구도를 중심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공매도 세력이 23조 원을 번 구조
상장 직후 225달러까지 치솟던 스페이스X 주가는 이후 내리막을 걸었고, 22일에는 115달러대까지 밀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매도 투자자들이 올린 미실현 이익이 약 155억 달러, 우리 돈으로 23조 원에 달한다고 금융분석업체 오텍스테크놀로지스가 집계했습니다. [출처: 오텍스테크놀로지스]
여기서 공매도란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빌려 팔고, 주가가 하락한 뒤 낮은 가격에 되사서 차익을 챙기는 전략입니다. 주가가 내려갈수록 수익이 커지는 구조라, 지금처럼 고점에서 반 토막 난 종목에서는 엄청난 이익이 쌓입니다.
더 눈에 띄는 부분은 대차 비율입니다. 21일 기준으로 대차된 스페이스X 주식은 전체 유통주식의 약 56%에 달했습니다. 대차 주식이란 투자자들이 공매도 등의 목적으로 빌려 간 주식을 의미하는데, 이 비율이 절반을 넘는다는 건 그만큼 시장에서 하락을 예상하는 세력이 강하다는 신호입니다. 공매도 포지션을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더 늘리고 있다는 게 지금 분위기입니다.
스페이스X 주가가 흔들리는 진짜 이유
저는 스페이스X 상장 때부터 한 가지 점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로켓 발사 회사인데 AI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사업 기대감이 기업가치에 상당히 많이 반영됐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좋게 말하면 미래 성장성, 나쁘게 말하면 거품이었던 셈입니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AI 인프라 확장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계획을 갖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잉여현금흐름(FCF)이 압박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퍼졌습니다. FCF란 기업이 영업 활동과 자본 지출을 마친 후 실제로 손에 남는 현금을 의미합니다. 이 수치가 줄어들면 재무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도 AI 인프라와 로보택시 투자를 확대하면서 2분기 FCF가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HSBC는 스페이스X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 목표가 115달러를 제시하며 분석을 시작했는데, "스페이스X의 장기적 성장 잠재력 대부분이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출처: HSBC 리서치] 공모가인 135달러보다도 낮은 목표가라는 점에서 현재 주가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렇게 기대감이 선반영된 종목은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순간 낙폭이 예상보다 훨씬 크게 나타납니다. 스페이스X가 딱 그 상황입니다.
스타십 13차 발사, 공매도 세력에 반전 카드가 될까
저는 스타십 13차 시험발사 소식을 접하면서 이게 주가에 어떤 영향을 줄지 꽤 주목했습니다. 발사 하루 전날 발사장 하늘에 짙은 구름이 끼면서 일정이 24시간 연기됐는데, 열차폐판을 지상 카메라로 촬영하는 절차가 포함돼 있어서 기상 조건이 중요했습니다.
이번 13차 발사에서 스타십은 스타링크 위성 20기를 지구 궤도에 올릴 예정입니다. 스타링크란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저궤도 위성 인터넷 서비스로, 전 세계 어디서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게 하는 스페이스X의 핵심 수익원입니다. 이번 발사가 처음으로 실용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시험이라는 점에서, 성공 여부가 스페이스X 사업성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현재 주가 하락의 빌미 중 하나가 "AI 투자 부담이 너무 크다"는 우려인데, 스타링크 사업이 안정적으로 궤도에 오른다는 걸 증명할수록 이 우려는 희석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발사 성공 하나로 추세를 뒤집기는 쉽지 않겠지만, 이런 이벤트들이 쌓이면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텍사스주 스타베이스 발사장에 대기중인 스타십 -경향신문]
쇼트 스퀴즈 가능성, 지금 들어가도 될까
현재 상황에서 투자자라면 가장 궁금한 게 이겁니다. "지금이 바닥인가, 더 빠질 것인가."
쇼트 스퀴즈(Short Squeeze)란 주가가 급등하면 공매도 투자자들이 손실을 피하기 위해 주식을 서둘러 되사야 하고, 이 매수세가 다시 주가를 끌어올리는 연쇄 반응을 의미합니다. 유통주식의 56%가 대차된 상황에서 이런 반응이 터지면 그 상승폭은 상당할 수 있습니다.
머스크 본인도 엑스(X)를 통해 "스페이스X에 대규모 공매도 포지션을 장기간 유지하는 기업의 생존 가능성은 낮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습니다. 과거 테슬라 공매도 세력이 결국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는 사례를 생각하면 이 경고를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단기 반등만 보고 섣불리 들어가는 것도 위험합니다. 지금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현재 주가는 공모가(135달러) 대비 약 15% 낮은 수준으로, HSBC 목표가(115달러)와 비슷한 가격대에서 거래 중
- 대차 비율이 56%로 매우 높아, 쇼트 스퀴즈 발생 시 단기 급등 가능성 존재
- AI 투자 부담과 FCF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 추가 하락 가능성도 열려 있음
- 스타십 발사 성공 등 사업 성과가 기대를 웃돌 경우 분위기 반전 가능
제가 직접 이 종목을 들여다보면서 느낀 건, 지금은 "좋은 회사인가"를 따지는 시점이 아니라 "기대가 얼마나 과도했는가"를 따지는 시점이라는 겁니다. 기술력이 뛰어나도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평가)이 이미 과도하게 높으면 주가는 빠집니다. 이건 제 경험상 늘 반복되는 패턴입니다.
스페이스X가 단기적으로 어디로 향할지는 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 공매도 세력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고, 머스크가 이 상황을 어떻게 뒤집을지를 지켜보는 게 지금 가장 현명한 태도라고 봅니다. 투자는 항상 리스크와 세트라는 점을 잊지 마시고, 자신의 판단과 리스크 허용 범위 안에서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은 반드시 본인의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참고 : https://www.khan.co.kr/article/20260724085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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