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정우가 약 300억 원을 쏟아부은 빌딩 5채 중 절반이 아직도 팔리지 않고 있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놀랐습니다. 스타벅스가 입점한 건물만 골라 샀다는 전략 자체는 당시 업계에서 꽤 교과서적인 접근이었는데, 그게 지금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부동산 시장을 관심 있게 지켜봐 온 입장에서, 이번 케이스는 단순한 연예인 재테크 실패담이 아니라 상업용 빌딩 투자의 구조적 리스크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스타벅스 리스크, 키 테넌트 전략의 명과 암
하정우가 2018~2019년에 집중 매입한 빌딩들의 공통점은 하나였습니다. 바로 키 테넌트(Key Tenant)가 스타벅스라는 점이었습니다. 키 테넌트란 건물에 입점함으로써 유동 인구를 끌어들이고 주변 상권 전체의 가치를 높이는 핵심 임차인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건물에 스타벅스가 들어오면 그 건물 자체가 '검증된 상권'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는 셈입니다.
실제로 이 전략은 처음에는 제대로 통했습니다. 화곡동에서 73억 원에 사들인 건물을 3년 만에 119억 원에 팔아 약 46억 원의 차익을 거뒀으니, 성공 사례로 보기에 충분했습니다. 제가 이 케이스를 처음 들었을 때는 '키 테넌트 전략을 이렇게 깔끔하게 실행한 사례가 있구나' 싶었습니다.
문제는 스타벅스라는 키 테넌트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데 있습니다. 올해 스타벅스는 이른바 '탱크 데이' 논란으로 소비자 이탈이 가시화됐고, 이 타격은 건물주에게도 직격탄이 됐습니다. 스타벅스는 고정 임대료 대신 매출 연동형 임대차 구조를 채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매출 연동형이란 임차인의 매출액 일정 비율을 임대료로 받는 방식으로, 매출이 떨어지면 건물주 수익도 함께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즉, 스타벅스가 덜 팔릴수록 하정우 통장에 들어오는 월세도 줄어드는 겁니다.
상업용 빌딩 투자에서 키 테넌트 전략이 갖는 리스크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키 테넌트의 브랜드 가치 하락 시 건물 가치도 동반 하락
- 매출 연동형 임대차 구조에서는 임차인 실적에 수익이 직결
- 단일 키 테넌트 의존도가 높을수록 분산 효과 없음
- 키 테넌트 퇴점 후 공실 리스크가 즉시 발생
속초 금호동 건물은 이미 2025년 9월 스타벅스가 계약 종료 후 떠난 상태입니다. 업계에서는 관철동·방이동을 먼저 내놓은 것을 두고, 나머지 두 건물은 매입가보다 시세가 떨어져 차마 팔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제 경험상 이런 경우에는 '팔고 싶어도 못 파는' 상태와 '팔기 싫어서 안 파는' 상태가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속사정은 완전히 다릅니다.
빌딩 시장 침체, 손절 카드가 쉽지 않은 이유
하정우는 직접 인터뷰에서 "손절하기 위해 2년 전에 내놨다"고 말했습니다. 관철동 빌딩은 95억 원, 방이동 빌딩은 170억 원에 매각을 시도 중이지만 아직까지 거래가 성사되지 않고 있습니다. 매입가 대비 차액이 남는 수준이라 손절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지만, 2년 넘게 팔리지 않는다는 현실 자체가 시장의 온도를 말해줍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는 캡레이트(Cap Rate)라는 지표로 투자 수익성을 평가합니다. 캡레이트란 순영업소득(NOI)을 건물 매입 가격으로 나눈 비율로, 쉽게 말해 해당 건물에서 연간 얼마나 버는지를 가격 대비로 나타낸 숫자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요구 캡레이트도 올라가고, 자연스럽게 건물 시세는 내려가는 구조입니다. 최근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서울 일부 핵심 상권을 제외한 상업용 빌딩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것도 이 맥락입니다. [출처: 한국은행]
제가 직접 겪어본 것은 아니지만, 주변에서 중소형 상업용 빌딩을 보유한 분들을 보면 "팔고 싶은데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는 말을 요즘 유독 많이 듣습니다. 호가와 실거래가 사이의 간극이 크고, 매수자와 매도자가 접점을 못 찾는 상황이 길어지고 있는 겁니다. 하정우의 경우도 그 전형적인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주목할 점은 유동성 리스크입니다. 유동성 리스크란 자산이 있어도 현금으로 전환하기 어려운 상황, 즉 팔고 싶을 때 팔지 못하는 위험을 뜻합니다. 주식과 달리 부동산, 특히 상업용 빌딩은 거래 상대방을 찾기 어려운 비유동 자산이라 이 리스크가 더 크게 작용합니다. 수백억짜리 빌딩일수록 매수자 풀이 좁아지기 때문입니다.
디에이치 방배, 같은 강남권에서 벌어지는 전혀 다른 이야기
같은 시기, 불과 몇 킬로미터 떨어진 방배동에서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방배5구역 재건축 단지인 디에이치 방배는 사전점검도 하기 전에 전용 84㎡가 36억92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2024년 8월 분양가가 22억4300만원이었으니, 2년도 안 돼 14억 원 넘게 오른 셈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아직 입주도 안 한 신축 단지가 이 속도로 오를 거라고는 저도 쉽게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현재 네이버페이 부동산에 올라온 호가를 보면 전용 84㎡가 최고 68억 원, 전용 114㎡는 최고 80억 원에 달하는 매물도 나와 있습니다. 호가이기 때문에 실거래와는 차이가 있겠지만, 시장의 기대 심리가 어느 정도인지는 분명히 보여줍니다.
[사진출처 : 매일경제]
디에이치 방배의 강점은 단순히 새 아파트라는 데 있지 않습니다. 지하 4층~지상 33층, 29개 동, 3064세대라는 규모 자체가 하나의 자족적 생활권을 형성합니다. 여기에 현대건설이 처음으로 도입한 H 컬처클럽(H Culture Club)이라는 주거 서비스 플랫폼이 입주민 커뮤니티 운영까지 담당하는 구조입니다. 쉽게 말해 헬스장, 영화관, 어린이 프로그램, 컨시어지 서비스가 앱 하나로 연동되는 형태입니다.
방배동 일대는 이 단지를 포함해 방배6구역 래미안 원페를라, 방배13구역 방배 프레스티지 자이, 방배15구역 등 대규모 재건축이 릴레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거용 재건축 시장에서 이런 대규모 단지들이 집중되면 해당 지역 전체의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는 이른바 클러스터 효과가 나타납니다. 클러스터 효과란 비슷한 고급 신축 단지들이 한 지역에 모이면서 개별 단지를 넘어 지역 전체의 프리미엄이 상승하는 현상입니다. [출처: 국토교통부]
제가 직접 이수역 방향에서 단지 쪽으로 걸어가 보니, 기존 저층 주택과 신축 대단지의 경계가 꽤 뚜렷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경계가 시간이 지날수록 신축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느낌이었고, '방배도 반포가 되는 것 아닌가'라는 말이 지역 내에서 왜 나오는지 현장에서 실감했습니다.
하정우의 상업용 빌딩 사례와 방배동 주거 재건축 사례는 같은 서울 부동산이라도 자산 유형과 입지, 그리고 시장 타이밍에 따라 결과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상업용 빌딩은 임차인 리스크와 유동성 리스크를 함께 안고 가야 하는 반면, 강남권 핵심 주거지 신축은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는 구조가 아직 유지되고 있습니다.
어느 자산이 낫다고 단정 짓기보다는, 각 자산의 구조적 특성을 충분히 이해한 뒤 투자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걸 이번 두 사례가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줍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투자 결정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
https://realty.chosun.com/site/data/html_dir/2026/07/09/2026070902666.html
결국 부동산이 중요해요~
답글삭제인플레이션에서는 중요한 기존개념이지요
삭제잘 읽고 갑니다.
답글삭제감사합니가
삭제흥미로운기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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