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를 열었다가 닫고, 또 열었다가 다시 닫기를 반복한 한 주였습니다. 저도 이번 달 들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몇 차례 더 담았는데, 주가가 떨어질수록 "이 정도면 저점이겠지"라는 생각이 손을 먼저 움직였습니다. 7월 들어 코스피가 단 며칠 만에 7,000선 아래로 주저앉으면서 개인과 외국인이 이달 집중 매수한 종목들이 단 하나도 예외 없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전례 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평균 손실 21%
7월 13일 코스피는 단 하루 만에 8.95% 급락하며 6,806.93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출처: 한국거래소] 저도 그날 장 마감 후 잔고를 확인하고 한동안 화면을 멍하니 쳐다봤습니다. 숫자가 틀린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이달 들어 개인 투자자는 SK하이닉스에만 11조 262억 원을 쏟아부었습니다. 삼성전자에도 6조 386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SK하이닉스의 평균 매수 단가는 221만 8,669원인데, 전일 종가는 184만 5,000원에 그쳤습니다. 약 17% 손실입니다. 삼성전자도 평균 단가 29만 2,864원에 샀는데 종가는 25만 4,500원으로 내려앉았습니다.
더 아픈 건 레버리지 ETF입니다. 여기서 레버리지 ETF란 기초 지수 등락률의 2배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장지수펀드로, 지수가 오를 때는 두 배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떨어질 때는 손실도 두 배로 불어납니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등에서는 20%대에서 많게는 40% 가까운 손실이 나왔습니다.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21.28%입니다. 10개 중 단 한 종목도 수익을 내지 못했다는 사실이 이번 하락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레버리지 ETF 쏠림과 수급 역전의 악순환
제가 이번 폭락에서 가장 신경 쓰였던 부분은 레버리지 ETF 쏠림 현상이었습니다.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안에 레버리지 ETF가 무려 4개나 들어 있다는 게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수급(수요와 공급)이라는 개념을 먼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여기서 수급이란 주식 시장에서 특정 종목이나 지수를 사고파는 투자 주체들의 매매 흐름을 뜻합니다. 수급이 좋다는 건 사는 쪽이 파는 쪽보다 많다는 의미이고, 이 균형이 무너지면 주가 변동성이 커집니다.
5월 7일 이후 개인 투자자는 약 88조 원을 순매수했지만, 같은 기간 외국인은 약 106조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기관이 17조 원을 사들이며 일부 받쳐줬지만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결국 개인이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대부분 받아낸 구조가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레버리지 ETF로 개인 매수세가 집중되면 현물 종목의 매수 기반이 얕아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외국인이 현물을 대량 매도하면 지수가 흔들리고, 레버리지 ETF 보유자들은 손실이 2배로 증폭되면서 추격 매수에 나서거나 패닉셀(공포에 의한 급매도)을 택하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제 경험상 이런 구조에서는 개인 투자자가 시장 변동성을 스스로 키우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냉정하게 봐야 할 부분입니다.
이달 개인 투자자의 주요 매수 종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SK하이닉스: 11조 262억 원 순매수, 현재 손실 약 17%
- 삼성전자: 6조 386억 원 순매수, 손실 약 13%
-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1조 5,815억 원, 손실 30%대
- KODEX 레버리지: 9,120억 원, 손실 20%대
-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6,381억 원, 손실 30%대 이상
외국인도 손실, 기관은 금융주로 선방
외국인도 이번 하락에서 자유롭지는 못했습니다. LG이노텍, DB하이텍, 리노공업, 한미반도체, ISC, 현대차, 현대로템, NAVER 등 반도체와 제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며 개인과는 다른 전략을 취했는데도, 이들 10개 종목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8.77%로 개인(-21.28%)보다는 낫지만, 여전히 손실권입니다.
보통 시장이 조정을 받을 때는 개인과 외국인의 수익률이 엇갈리기 마련입니다. 한쪽이 팔 때 다른 쪽이 사면서 수익이 나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양쪽 다 물렸다는 게 이례적입니다. 그만큼 지수 전반에 걸친 하락 압력이 강했다는 뜻입니다.
반면 기관은 상대적으로 선방했습니다. 여기서 기관이란 자산운용사, 증권사, 보험사, 연기금 등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전문 투자 주체를 말합니다. 기관은 SK스퀘어에서 24% 손실을 입었지만,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S-Oil 등 금융주와 에너지주가 포트폴리오를 받쳐줬습니다.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4개에서 수익을 냈고, 평균 수익률은 -6.20%입니다. 금융주라는 방어 자산이 실질적인 완충 역할을 해낸 셈입니다.
[코스피 폭락 이유 - 동아일보]
빚투 잔고 감소와 투자자예탁금이 보내는 신호
신용융자 잔고도 의미 있는 숫자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신용융자 잔고란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의 총합으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빚을 내서 투자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입니다. 7월 13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34조 7,886억 원으로, 6거래일 연속 감소해 4월 21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출처: 금융투자협회]
잔고가 줄었다는 건 빚을 갚았거나 반대매매가 실행됐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매매란 주가 하락으로 담보 가치가 일정 수준 아래로 내려갈 때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매도하는 조치입니다. 폭락 직후 반대매매 비중이 전장 5.7%에서 1.8%로 급격히 낮아진 건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 비율이 단기간에 치솟았다가 꺾인 패턴 자체가 시장이 얼마나 흔들렸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반면 투자자예탁금은 4거래일 만에 다시 불어나 109조 115억 원으로 110조 원에 근접했습니다. 투자자예탁금이란 투자자가 증권사 계좌에 넣어두고 아직 주식을 사지 않은 대기 자금입니다. 이 자금이 다시 늘어난다는 건 저점을 노리고 시장에 재진입하려는 자금이 쌓이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솔직히 이 숫자를 보면서 "그래도 저 돈이 언제 들어오느냐"를 따지게 됩니다. 예탁금 증가가 반드시 주가 반등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분위기가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건 확인됩니다.
이번 폭락을 겪으면서 확실히 느낀 건, 분산투자라는 원칙이 얼마나 중요한지였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보니 레버리지 ETF와 반도체 현물을 함께 들고 있으면 하락장에서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쌓입니다. 기관이 금융주라는 방어막으로 어느 정도 버텨낸 것과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지금 당장 계좌가 아프더라도 포트폴리오 구성을 다시 점검해볼 시점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수급 데이터를 바탕으로 쓴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아래 이루어져야 합니다.
참고 :
https://v.daum.net/v/Q5sGG42u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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