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123만 원까지 치솟았다가 석 달 만에 20만 원대로 무너진 종목, 삼천당제약입니다. 저는 이 종목을 지켜보면서 한 가지 의문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절차상 실수와 허위 공시, 그 경계는 도대체 어디서 갈리는 걸까?" 그 질문이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입니다.
불성실공시의 실체: 절차 위반인가, 내용 허위인가
삼천당제약을 둘러싼 논란의 출발점은 공정공시(Fair Disclosure) 위반입니다. 공정공시란 기업이 특정 투자자나 애널리스트에게 먼저 정보를 흘리지 않고, 모든 시장 참여자에게 동시에 중요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쉽게 말해 "누구는 먼저 알고 누구는 나중에 아는 상황"을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사진출처 : 조선일보]
삼천당제약이 받은 벌점 5점의 구체적인 사유는 이것이었습니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인 SCD411의 캐나다 실적 자료를 정식 공시 전에 보도자료로 먼저 배포했다는 것입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4월 20일 이를 근거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처분을 내렸습니다. [출처: 한국거래소]
여기서 바이오시밀러(Biosimilar)란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동등한 효능·안전성을 갖춘 복제 의약품을 말합니다. SCD411은 안과질환 치료제인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로, 삼천당제약의 핵심 파이프라인입니다. 캐나다 보험 약가 등재 이후 약 3개월간 단일 품목에서 매출 97억 원, 영업이익 약 57억 원을 기록했다고 회사는 밝혔는데, 이는 약 60%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입니다.
제가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제약 산업에서 단일 품목의 영업이익률 60%는 상당히 이례적인 수준이거든요. 당연히 시장이 들썩였고, 그 주목도 덕분에 공시 절차 문제가 더 크게 부각됐다고 저는 봅니다.
삼천당제약이 반박하는 핵심 논지는 분명합니다. 이번 불성실공시 지정은 내용의 허위 여부가 아니라 정보를 공개한 순서와 방식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미국·유럽 라이선스 계약 논란과는 완전히 별개 사안이라고도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 회사는 금감원으로부터 공식적인 자료 제출 요구나 조사 개시 통지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정면 반박했습니다.
이번 논란에서 핵심적으로 짚어야 할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불성실공시 지정 사유는 '공정공시 미이행'(정보 공개 순서 위반)이며, 공시 내용의 진위와는 구분됩니다.
- 캐나다 처방액 데이터와 회사 발표 매출 수치 사이의 차이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 미국·유럽 대형 계약의 계약 상대방 비공개, 90% 수익 배분율, 낮은 초기 기술료 등은 이번 건과 별개로 지속적인 의혹의 대상이 됩니다.
- 금감원의 정식 조사 착수 여부는 회사와 언론 보도 간 엇갈린 상태로, 추후 공식 확인이 필요합니다.
[사진출처 : 더그루 글로벌뉴스]
코스닥 신뢰와 공시 투명성: 구조적 문제를 짚다
삼천당제약 사태가 유독 크게 다가오는 이유는 단순히 한 종목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올해 개장 30주년을 맞은 코스닥은 출범 당시의 1,000포인트도 회복하지 못한 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코스피가 올해 급등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입니다.
저는 코스닥 시장을 오래 지켜봐 온 입장에서 이 '코스닥 디스카운트' 현상이 단순히 기업 규모의 차이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코스닥 디스카운트란 코스닥 상장 기업들이 실제 가치에 비해 저평가되는 구조적 현상을 말하는데, 그 핵심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공시의 신뢰성 문제입니다. 허위 또는 과장된 공시가 반복되면서 투자자들이 코스닥 기업의 정보 자체를 할인해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삼천당제약 사례도 이 맥락에서 읽힙니다. 회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절차상 실수라 하더라도, 시장 참여자 입장에서는 "이 회사의 정보를 얼마나 믿어야 하나"라는 불신이 쌓이는 건 막을 수 없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불신이 한 번 쌓이면, 이후에 진짜 좋은 실적이 나와도 주가 반응이 현저히 둔해지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이에 대응해 금융감독원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공시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며, 한국거래소 역시 불성실공시 누적 벌점 기준 강화와 부실기업 퇴출 제도 개선에 나섰습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고의적 허위 공시가 확인될 경우 최대 20억 원의 과징금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출처: 금융감독원]
여기서 라이선스 아웃(License-out)이란 자사가 보유한 기술이나 의약품 개발 권리를 해외 기업에 넘기고 계약금과 수익을 받는 방식입니다. 삼천당제약이 발표한 유럽·미국 계약이 바로 이 구조인데, 계약 상대방이 공개되지 않은 채 5조~15조 원대 규모가 발표됐다는 점은 아무리 절차상 문제라 해도 시장의 의심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직접 해당 공시 내용을 살펴봤을 때도, 규모 대비 초기 기술료(Upfront Payment)가 지나치게 낮다는 점이 걸렸습니다. 초기 기술료란 계약 체결 시 선불로 지급받는 금액으로, 계약의 실질적인 구속력을 가늠하는 지표입니다. 이 수치가 계약 규모에 비해 현저히 낮으면, 계약이 얼마나 현실성 있게 이행될지 투자자 입장에서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삼천당제약 사태는 기업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바이오 공시 전반의 구조적 약점을 드러낸 사건으로 봐야 합니다. 성장 기대가 클수록 정보의 정확성과 일관성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삼천당제약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단순히 절차를 개선하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캐나다 실적 수치의 차이, 미국·유럽 계약의 실체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이 뒤따라야 주주 신뢰가 회복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번 사태가 삼천당제약뿐 아니라 코스닥 바이오 전체가 공시 투명성을 다시 점검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투자자라면 지금 당장은 회사의 해명보다 이후 추가 공시와 금감원의 공식 입장을 지켜보는 것이 현명한 판단일 것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참고 :
https://v.daum.net/v/XhbPL2Aiz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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