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수급 가능성이 생겼는데도 신청을 못 해 돈을 못 받은 어르신이 3만 8천 명에 달합니다.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적잖이 놀랐습니다. 제 주변에도 "어떻게 신청하는지 몰라서", "서류 챙기기 힘들어서" 포기했다는 분들이 있었거든요. 2026년 7월부터는 이 상황이 달라집니다.
수급희망 이력관리, 그게 뭔데요
기초연금 제도 안에는 '수급희망 이력관리(受給希望 履歷管理)'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여기서 수급희망 이력관리란, 기초연금을 신청했다가 탈락하거나 받다가 자격을 잃은 분이 나중에 다시 수급 가능성이 생겼을 때 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미리 등록해두는 제도를 말합니다. 2016년에 처음 도입됐으니까 벌써 10년이 된 제도입니다.
문제는 이 제도가 말 그대로 '안내'에서 멈췄다는 점입니다. 조사 결과 수급 가능성이 생겼다는 연락을 받아도, 결국 당사자가 다시 서류를 챙겨 직접 신청해야 했습니다. 고령층 입장에서 주민센터를 찾아가고, 소득·재산 증빙 서류를 새로 모으고, 신청서를 다시 작성하는 과정은 보통 일이 아닙니다. 제가 직접 어르신들의 복지 신청을 도와드린 경험이 있는데, 서류 한 번 준비하는 데만 며칠이 걸리는 경우가 부지기수였습니다.
선정기준액(選定基準額)이라는 개념도 이 맥락에서 중요합니다. 선정기준액이란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는 소득 인정액의 상한선으로, 매년 조정됩니다. 즉, 작년엔 기준을 넘어 탈락했더라도 올해 기준액이 올라가면 같은 소득·재산으로도 수급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걸 모르고 지나치는 분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이번 개정의 핵심, 간주 신청 제도
이번 기초연금법 시행령 개정의 핵심은 '간주 신청(看做 申請)' 도입입니다. 간주 신청이란, 실제로 신청 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일정 조건이 갖춰지면 신청한 것으로 보는 방식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이미 수급희망 이력관리를 등록해둔 분이라면 정부 조사에서 수급 가능성이 확인되는 순간 자동으로 심사 절차가 시작된다는 뜻입니다.
정부는 과거 신청 당시 제출했던 인적사항, 소득, 재산 자료를 다시 활용합니다. 소득 인정액(所得 認定額) 산정에 필요한 자료들을 새로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소득 인정액이란 실제 소득에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을 더해 계산한 값으로, 기초연금 수급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됩니다. 이 수치가 선정기준액 이하면 수급 대상이 됩니다.
이번 개정으로 달라지는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기존: 수급 가능성 안내 → 당사자가 직접 서류 준비 후 재신청 필요
- 개정 후: 수급 가능성 확인 → 간주 신청 처리 → 정부가 기존 자료로 심사 후 지급 결정
- 적용 대상: 이미 수급희망 이력관리를 신청해둔 어르신 전체 포함
- 시행 시기: 시스템 개편을 거쳐 2026년 7월분 기초연금부터 적용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수급 가능성이 확인된 6만 7천 명 중 미신청자가 3만 8천 명이었습니다([출처: 보건복지부](https://www.mohw.go.kr)). 절반이 넘는 분들이 신청을 못 한 겁니다. 개정 전 제도가 실효성 측면에서 얼마나 허술했는지 보여주는 수치라고 생각합니다.
복지 신청주의의 한계를 어떻게 볼 것인가
이번 개정은 단순한 절차 간소화가 아닙니다. '신청주의(申請主義)'라는 복지 행정의 오랜 원칙을 부분적으로 수정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신청주의란, 복지 급여는 당사자가 직접 신청해야만 받을 수 있다는 원칙입니다. 행정 효율성과 재정 관리 측면에서 합리적인 원칙이지만, 정보 접근이 어렵거나 신체적·인지적 제약이 있는 취약계층 입장에서는 사실상의 장벽이 됩니다.
제가 직접 현장에서 느낀 것도 이 부분이었습니다. 제도는 존재하는데 알지 못해서, 알아도 서류가 무서워서 포기하는 분들을 보면서 신청주의가 얼마나 냉정한 원칙인지 실감했습니다. 이번 개정이 이른바 '적극적 복지'의 취지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방향은 맞다고 봅니다.
다만 한 가지 짚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이번 혜택은 이미 수급희망 이력관리를 신청해둔 분들에게만 적용됩니다. 이 제도 자체를 모르고 아무것도 신청하지 않은 분들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남아 있습니다. 복지 사각지대(福祉 死角地帶)란, 지원 대상임에도 제도를 몰라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신청주의의 벽을 낮췄지만, 첫 번째 접점 자체를 만들지 못한 분들에게는 아직 닿지 못하는 제도입니다.
정부가 발표한 '위기가구 지원을 위한 복지안전매트 강화 방안'의 후속 조치로 이번 개정이 이루어진 만큼([출처: 보건복지부](https://www.mohw.go.kr)), 앞으로 이 첫 접점을 어떻게 넓혀갈지가 진짜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챙겨야 할 것들
그렇다면 지금 당장 확인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요. 제가 주변 어르신들께 꼭 먼저 여쭤보는 항목이 있습니다.
1. 과거에 기초연금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경험이 있는지
2. 기초연금을 받다가 중단된 경험이 있는지
3. 그 당시 수급희망 이력관리를 함께 신청해뒀는지
위 세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지금 당장 가까운 주민센터나 국민연금공단 지사에 방문해 수급희망 이력관리 신청 여부를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이미 신청되어 있다면 7월부터 별도 절차 없이 자동으로 심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직 수급희망 이력관리를 신청하지 않은 분이라면 지금 신청해두는 것이 맞습니다. 현재 탈락 상태라도 내년, 내후년에 선정기준액이 바뀌거나 재산·소득 변동이 생기면 자동으로 심사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사진출처 : 뉴시스]
이번 개정의 실질적인 가치는 제도를 아는 사람이 아니라 몰랐던 사람에게 닿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7월 시행 이후 실제 수급으로 이어지는 숫자를 지켜봐야 이 제도가 진짜 효과를 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주변에서 해당되는 분들을 먼저 챙겨볼 생각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복지·법률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수급 자격 여부는 주민센터 또는 국민연금공단을 통해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524_00036424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