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으로 꽤 수익을 냈는데 막상 팔려니 양도세가 발목을 잡는다는 느낌, 저도 비슷하게 겪었습니다. 그러던 중 RIA 계좌라는 제도가 생겼고, 5월 말까지 100% 감면이라는 말에 솔직히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지금은 그 시한이 지났고, 제도가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 정리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양도세 100% 감면, 그 시한이 끝났다
RIA, 즉 국내시장복귀계좌(Return Investment Account)는 해외주식을 팔아 얻은 수익을 국내 시장으로 재투자할 때 양도소득세를 일정 비율 감면해주는 계좌입니다. 여기서 양도소득세란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을 팔 때 발생한 이익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해외주식의 경우 연간 250만 원 초과분에 22%가 적용됩니다.
5월 28일까지 해외주식 매도 결제를 완료한 투자자는 양도차익에 대해 100%를 감면받을 수 있었습니다. 미국 주식 기준으로는 현지 시각 27일 애프터마켓 종료 시점이 사실상 마지막이었습니다. 해외주식은 주문체결일과 결제일 사이에 T+1 혹은 T+2일의 결제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 타이밍을 놓치면 혜택이 달라집니다.
제가 직접 이 구조를 들여다봤을 때, 100% 감면이라는 숫자에 혹해서 무작정 팔기보다 '1년 유지 조건'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매도 결제일 이후 1년간 RIA 계좌 안에서 국내 상장주식, 국내 주식형 펀드, 또는 예탁금으로 운용해야 합니다. 이 기간 안에 해외주식을 다시 사거나 자금을 빼내면 혜택이 추징될 수 있습니다.
공제율 변화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5월 말까지: 양도소득세 100% 공제 (시한 종료)
- 6월~7월 말: 80% 공제
- 8월~12월 말: 50% 공제
감면 한도는 최대 5,000만 원입니다. 단, 올해 RIA 외 계좌에서 해외주식이나 해외 ETF를 순매수한 경우 그 금액만큼 공제액이 줄어드는 구조이므로, 다른 계좌 움직임도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엔비디아 팔고 삼성전자 샀다, 서학개미의 선택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월 28일 기준 국내 증권사의 RIA 계좌 수는 총 27만 2,770개, 잔고는 약 2조 5,073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출처: 금융투자협회](https://www.kofia.or.kr)). 이 중 해외주식을 매도한 뒤 국내 자산으로 유입된 잔고는 1조 4,834억 원 수준으로, 100% 양도소득 공제 대상이 되는 금액입니다.
서학개미, 즉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엔비디아(1,801억 원), SOXL(947억 원), 테슬라(504억 원) 순이었습니다. 여기서 SOXL이란 디렉시온이 운용하는 반도체 섹터 3배 레버리지 ETF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고위험 상품입니다.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단기 차익 실현 후 안전자산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높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자금이 흘러간 곳을 보면 시장의 분위기가 읽힙니다. 국내주식 순매수 상위는 삼성전자(780억 원), SK하이닉스(667억 원), 현대차(146억 원)였고, KODEX 200, TIGER 반도체TOP10 같은 ETF도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해외 AI·반도체 종목에서 수익을 내고, 국내 AI·반도체로 재투자하는 흐름이 뚜렷했습니다.
제가 이 흐름을 보면서 흥미로웠던 건 단순히 세금 혜택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 확대 국면에 있고,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판단이 더해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금을 아끼면서 저평가 자산에 올라타는 일석이조 전략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 해석에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가입 연령대를 보면 40대가 31%로 가장 많았고 50대(26%), 30대(21%) 순이었습니다([출처: 금융투자협회](https://www.kofia.or.kr)). 30대 이하의 가입 비중도 31%에 달해, 세제 혜택이 청년층의 국내 시장 유입에도 실질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0.49%라는 숫자가 말해주는 것
저는 이 제도가 발표됐을 때 "과연 서학개미들이 움직일까?" 하는 의문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리고 실제 숫자를 보고 나서 그 의문이 어느 정도 해소됐습니다.
5월 27일 기준 서학개미들이 보유한 미국 주식 보관액은 약 2,010억 달러(약 301조 원)입니다. 이 중 RIA를 통해 양도소득 공제 대상이 된 잔고 1조 4,834억 원은 전체의 0.49% 수준입니다. 이 숫자를 두고 "제도 효과가 미미하다"고 보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읽었습니다.
3월 출시 이후 불과 두 달 남짓 만에 약 1조 5,000억 원이 국내 시장으로 유입됐다는 사실은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닙니다. 세제 인센티브만으로 이 정도 움직임이 나왔다면, 시장 환경이 더 우호적으로 변할 경우 추가 유입 여력은 상당히 클 수 있습니다. 특히 서학개미들이 이달에도 미국 시장에서 순매도를 이어갔고, 5월 1일부터 27일까지 순매도 금액이 약 11억 달러(약 1조 9,350억 원)에 달했다는 점에서 자금 이동의 흐름 자체는 확인된 셈입니다.
[사진출처 : 조선일보]
다만 '1년 유지 조건'은 여전히 변수입니다. 시장이 급변하거나 해외 증시가 다시 강세를 보일 경우, 혜택을 추징당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국내에 머물 투자자가 얼마나 될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제 경험상 세금 혜택은 투자 결정의 조건 중 하나일 뿐이고, 결국 수익률이 발목을 잡으면 어떤 제도도 자금을 붙들어두기 어렵습니다.
6월부터는 공제율이 80%로 낮아졌습니다. 아직 RIA 계좌를 활용하지 않은 분들 중 해외주식 양도차익이 있는 경우라면, 50%라도 감면받을 수 있는 연말까지의 기간을 놓치지 않는 편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단, 계좌 개설부터 결제 시차, 1년 유지 조건까지 구조를 충분히 파악한 뒤 거래 증권사에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세무 또는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세금 처리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길 권합니다.
참고
: https://view.asiae.co.kr/article/2026052110580638966
https://www.asiae.co.kr/article/2026052110580638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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