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지표 231% 믿어야하나? (배경, 핵심 분석, 투자 전망)

이미지
 솔직히 고백하면, 저는 얼마 전까지 "버핏이 현금을 쌓는다"는 뉴스를 그냥 흘려듣는 쪽이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유명한 투자자가 팔고 있다는데 나는 왜 사고 싶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막상 실제 숫자를 들여다보질 않았거든요. 최근에 버핏 지표(Buffett Indicator)가 231%까지 치솟았다는 소식을 보고서야 제가 너무 무감각하게 시장을 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버핏 지표란 무엇이고, 지금 숫자가 왜 무섭나  버핏 지표(Buffett Indicator)가 231%라는 수치, 처음 보셨을 때 어느 정도 감이 오셨나요? 저는 처음엔 "퍼센트가 높으면 좋은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 지표의 구조를 알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버핏 지표란 미국 전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을 미국 연간 명목 GDP로 나눈 비율입니다. 쉽게 말해, 주식시장이 실물경제보다 얼마나 더 부풀어 있는지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워런 버핏이 2001년 포천(Fortune) 기고문에서 "단일 지표로는 가장 유용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널리 알려졌습니다.  버핏 본인은 이 지표가 70~80% 수준일 때를 "주식 매수가 잘 통하는 환경"이라고 표현했고, 200%에 근접하면 "불장난을 하는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런데 현재 수치는 그 경고선인 200%를 이미 30%포인트 이상 초과한 상태입니다.  금융 분석 플랫폼 구루포커스(GuruFocus) 집계 기준으로 버핏 지표는 최근 231~232.5%를 오가며 1970년 이후 관련 데이터 집계 이래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입니다([출처: GuruFocus](https://www.gurufocus.com)). 어드바이저 퍼스펙티브스(Advisor Perspectives)는 이 수치가 장기 추세 대비 약 2 표준편차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표준편차(Standard Deviation)란 데이터가 평균에서 얼마나...

버핏 지표 231% 믿어야하나? (배경, 핵심 분석, 투자 전망)

이미지
 솔직히 고백하면, 저는 얼마 전까지 "버핏이 현금을 쌓는다"는 뉴스를 그냥 흘려듣는 쪽이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유명한 투자자가 팔고 있다는데 나는 왜 사고 싶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막상 실제 숫자를 들여다보질 않았거든요. 최근에 버핏 지표(Buffett Indicator)가 231%까지 치솟았다는 소식을 보고서야 제가 너무 무감각하게 시장을 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버핏 지표란 무엇이고, 지금 숫자가 왜 무섭나  버핏 지표(Buffett Indicator)가 231%라는 수치, 처음 보셨을 때 어느 정도 감이 오셨나요? 저는 처음엔 "퍼센트가 높으면 좋은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 지표의 구조를 알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버핏 지표란 미국 전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을 미국 연간 명목 GDP로 나눈 비율입니다. 쉽게 말해, 주식시장이 실물경제보다 얼마나 더 부풀어 있는지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워런 버핏이 2001년 포천(Fortune) 기고문에서 "단일 지표로는 가장 유용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널리 알려졌습니다.  버핏 본인은 이 지표가 70~80% 수준일 때를 "주식 매수가 잘 통하는 환경"이라고 표현했고, 200%에 근접하면 "불장난을 하는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런데 현재 수치는 그 경고선인 200%를 이미 30%포인트 이상 초과한 상태입니다.  금융 분석 플랫폼 구루포커스(GuruFocus) 집계 기준으로 버핏 지표는 최근 231~232.5%를 오가며 1970년 이후 관련 데이터 집계 이래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입니다([출처: GuruFocus](https://www.gurufocus.com)). 어드바이저 퍼스펙티브스(Advisor Perspectives)는 이 수치가 장기 추세 대비 약 2 표준편차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표준편차(Standard Deviation)란 데이터가 평균에서 얼마나...

도급 근로자 최저임금 적용 불발 (부결, 특고, 플랫폼 노동자)

이미지
 택배기사가 시간당 얼마를 버는지 한 번이라도 계산해 보신 적 있습니까? 저는 한 달간 배달 플랫폼을 직접 써보면서 기사님들과 대화할 기회가 많았는데, 건당 단가와 실제 이동 시간을 역산해 보고 나서 꽤 멍했습니다. 2026년 6월, 최저임금위원회가 다시 한 번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 적용을 부결시켰습니다. 40년 넘는 제도 역사에서 처음으로 노동부 장관이 심의 요청서까지 넣었는데도 결과는 반대 15표였습니다. 도급제 근로자란 누구이고, 왜 보호받지 못하는가  도급제란 일한 시간이 아니라 성과나 물량에 따라 보수를 지급받는 근로 형태입니다. 여기서 도급제 근로자란 택배기사, 배달라이더, 대리운전기사, 학습지 교사처럼 건당 또는 콜당 수수료를 받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이들은 흔히 특고(특수고용) 노동자 또는 플랫폼 종사자라 불립니다.  문제는 이들이 법적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 개인사업자로 분류된다는 데 있습니다. 여기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으로 일하는 사람을 의미하는데, 도급제 종사자들은 계약 형식상 독립 사업자로 묶여 있어 이 범주에서 빠져나가지 못합니다. 결국 최저임금법 보호도 받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제가 직접 여러 배달기사 분들과 얘기해 봤을 때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이 있었습니다. "4대보험도 없고, 기름값이나 차량 수리비 다 빼고 나면 손에 쥐는 게 얼마 안 된다"는 것입니다. 민주노총이 3차 회의에서 제시한 계산에 따르면 택배·배송 노동자의 총수익에서 유류비, 차량 유지비, 4대보험 부담분을 뺀 순수익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업무 수행에 필요한 대기시간, 이동시간, 준비시간까지 반영하면 시간당 실질 보수는 더 낮아집니다.  현재 국내 특고·플랫폼 종사자 수는 약 900만 명 수준으로 추산됩니다([출처: 고용노동부](https://www.moel.go.kr)). 이들이 제도의 사각지대에 묶여 있다는 사실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닌데,...

SK AI 팩토리 일본 진출하나? (일본 진출, 한일 협력, AI 인프라)

이미지
 뉴스를 보다가 잠깐 멈칫했습니다. "SK가 일본에 AI 팩토리를 짓는다"는 소식이었는데, 저는 솔직히 처음엔 그냥 기업 홍보성 발표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뜯어볼수록 단순한 해외 투자 뉴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일정까지 언급했다는 점에서, 이건 꽤 진지하게 볼 필요가 있는 이야기입니다. AI 팩토리, 왜 하필 일본인가  2028~2029년을 목표로 SK가 일본에 구축하겠다고 밝힌 것은 AI 팩토리(AI Factory)입니다. 여기서 AI 팩토리란 일반적인 데이터센터와 달리 AI 학습과 추론에 특화된 연산 전용 인프라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검색이나 파일 저장 같은 범용 작업이 아니라 대규모 AI 모델을 훈련시키고 돌리는 데만 집중한 고성능 시설입니다.  SK는 이 AI 팩토리에 자사가 생산하는 HBM(고대역폭메모리)과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를 결합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HBM이란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수십 배 빠른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로, AI 연산처럼 짧은 시간에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할 때 핵심 부품으로 쓰입니다. 제가 반도체 산업 관련 자료들을 찾아볼 때마다 느끼는 건,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존재감이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겁니다. AI 붐과 함께 HBM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공급 부족이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라는 최 회장의 표현이 과장이 아닌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일본이냐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최 회장은 일본이 반도체 장비와 소재 기업이 집적된 생태계를 이미 갖추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실제로 도쿄일렉트론, 신에츠화학, JSR 같은 기업들이 떠오르는데, 이들 없이는 최첨단 반도체 공정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SK 입장에서 일본은 단순한 시장이 아니라 공급망 파트너이기도 한 셈입니다. 제 경험상 어떤 투자 결정이든 "왜 하필 그 나라냐...

알에프세미 주가조작 (무자본M&A, 허위공시, 상장폐지)

이미지
 고위 공무원 출신이라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한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알에프세미 사건을 들여다보면서, 그 '신뢰'가 오히려 범행의 핵심 도구로 쓰였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기획재정부 차관보 출신 전직 고위 경제관료가 이차전지 주가조작의 주범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 사건, 1만 5천 명이 넘는 소액주주가 피해를 봤습니다. 무자본 M&A로 시작된 판짜기  처음 이 사건 구조를 파악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단순한 주가조작이 아니라, 회사를 통째로 삼키는 것부터 시작된 치밀한 판이었으니까요.  무자본 M&A란 자기 돈 한 푼 없이 타인의 자금이나 피인수 기업의 자산을 활용해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회사를 사면서 그 회사 돈으로 대금을 치르는 구조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구모씨 일당은 강남 사채업자에게 연 260%의 고금리로 100억 원을 빌려 알에프세미 경영권 주식 490만 주를 매입했습니다. 그런 다음 알에프세미 법인 계좌에서 수표 100억 원을 빼내 사채업자에게 담보로 넘기고, 회사를 연대보증까지 세웠습니다. 회사를 산 게 아니라 회사를 볼모로 잡은 셈입니다.  경영권을 손에 쥔 직후에는 허위공시가 쏟아졌습니다. 허위공시란 상장사가 투자자들에게 사실과 다른 정보를 마치 확정된 사업 계획처럼 공식 발표하는 행위입니다. 이들이 내세운 내용은 이랬습니다. - 중국 공장에서 10년간 매년 5천만~1억 개의 이차전지를 독점 공급받아 3조~6조 원 규모로 전 세계에 판매 - 6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 임박 - 싱가포르·필리핀·미얀마 등 해외 거래처와 대규모 공급 계약 확정  전환사채(CB)란 일정 기간 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사채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채권의 안정성과 주식의 시세차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어 매력적으로 보이는 금융 상품입니다. 이 발표가 연기될 때마다 새로운 해외 계약 소식이 나왔고, 투자자들은 그 흐름을 신사업의 진행으...

호남 반도체 공장 들어서나? (패키징, 균형발전, 인프라)

이미지
 뉴스를 보다가 "또 나왔네" 싶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에 반도체 공장을 세울 수 있다는 보도가 연일 쏟아지는데, 두 회사는 "아는 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도 반신반의했는데, 파고들수록 단순한 정치적 발표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패키징 공장이란 무엇인가  이번 논의의 핵심은 반도체 전공정이 아니라 패키징(후공정)입니다. 패키징이란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전공정 이후, 반도체 칩을 HBM(고대역폭메모리) 같은 최종 제품 형태로 조립하고 포장하는 마지막 단계를 말합니다. 여기서 HBM이란 여러 개의 메모리 칩을 수직으로 쌓아 연결한 고성능 메모리로, AI 서버와 GPU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부품입니다.  솔직히 저도 예전에는 패키징을 '반도체 공정의 마무리 작업' 정도로 가볍게 봤습니다. 그런데 AI 수요가 폭발하면서 칩 성능의 병목이 패키징 기술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늘었고, 이제는 TSV(실리콘 관통 전극)나 2.5D/3D 적층 기술처럼 고난도 공정이 패키징 단계에 집중되는 추세입니다. 패키징을 단순 조립으로 보던 시각은 이미 구식이 됐습니다.  삼성전자가 광주에 패키징 공장을 신설하면, 국내에서는 1991년 충남 아산 온양캠퍼스 이후 약 35년 만에 새로운 패키징 생산기지가 들어서는 것입니다. 규모와 상징성 모두 작지 않습니다. 호남을 택하는 이유, 인프라가 핵심이다  반도체 공장을 짓는 데 가장 먼저 따지는 것이 전력과 용수입니다. 제가 경기 용인의 반도체 클러스터 관련 자료를 찾아봤을 때 인상 깊었던 부분이 바로 이 인프라 한계였습니다. 경기 평택과 용인 일대는 이미 대규모 팹(Fab) 시설이 밀집해 있어서 추가 전력 공급 여력이 사실상 바닥에 다다랐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반복적으로 나옵니다. 팹이란 반도체를 실제로 생산하는 제조 공장을 뜻합니다.  반면 호남은 사정이 다릅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이 전국에서 ...

동탄 계약 파기 대처법 (배액배상, 매도자 우위, 규제 지역)

이미지
 솔직히 저는 계약금을 걸었다고 해서 거래가 끝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동탄 시장을 들여다보면서 그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한 달 새 집값이 2억 가까이 오르는 곳에서는 계약서 한 장이 아무 방어막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글은 그 구조를 이해하고, 비슷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배액배상을 감수하는 매도인, 왜 이 계산이 성립하는가  지난 5월, 동탄호수공원 인근 전용 84㎡ 아파트를 8억원에 계약한 매수인이 중도금 납부 직전 계약 해제 통보를 받았습니다. 매도인이 즉시 1억 6000만원을 송금해왔는데, 이게 바로 배액배상입니다. 배액배상이란 계약을 먼저 파기하는 쪽이 계약금의 두 배를 상대방에게 물어주는 민법상 원칙으로, 매도인이 파기할 경우 받은 계약금의 두 배를 돌려줘야 합니다.  문제는 이 배상이 매도인 입장에서 오히려 '남는 장사'가 되는 경우입니다. 계약 당시 8억원이던 해당 단지의 호가는 불과 한 달여 만에 9억 5000만~10억원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1억 6000만원을 배상하더라도 새 가격에 팔면 수천만원이 추가로 남습니다. 이 계산이 성립하는 시장에서는 계약서가 매수인을 보호해주지 못합니다.  제가 이 사례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황당했습니다. 계약금을 지불했는데 아무 힘이 없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법적으로 배액배상 자체는 허용된 절차입니다. 계약 해제를 막을 수단이 없다는 점, 그게 이 시장의 냉정한 현실입니다.  6월 1주 기준 동탄구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4.98%로 전국 4위를 기록했습니다([출처: 한국부동산원](https://www.r-one.co.kr)). 같은 시기 화성시 동탄구의 아파트 매물은 한 달 사이 5302건에서 3666건으로 30.9% 급감했습니다. 매물 감소율로는 수도권 자치구 중 가장 가파른 수치입니다. 매물이 줄면 호가는 더 빠르게 오르고, 그게 다시 파기 유인을 키우는...

국민 노후 재산 국민연금의 딜레마 (리밸런싱, 환율, 투명성)

이미지
 코스피가 하루 만에 8% 넘게 무너지던 날, 저는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숫자가 떨어지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머릿속을 스친 생각은 딱 하나였습니다. "국민연금은 지금 뭘 하고 있지?" 개인 계좌의 손실보다 1,900조 원짜리 '우리 모두의 노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더 궁금했습니다. 하루 만에 45조가 사라진 날, 연금은 어디 있었나  그날 코스피는 장 초반 7,442까지 밀렸습니다. 저도 처음엔 이 숫자가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국민연금이 3월 말에 공개한 국내주식 평가액 320조 9천억 원에 그날의 지수 변화를 단순 대입해보니, 하루 사이에 약 45조 6천억 원이 증발했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여기서 리밸런싱(Rebalancing)이란 개념이 핵심이 됩니다. 리밸런싱이란 시장 가격 변동으로 틀어진 자산 비중을 원래 목표치에 맞게 다시 조정하는 작업입니다. 쉽게 말해, 국내 주식 가격이 떨어지면 비중도 낮아지니 이를 채우기 위해 팔고 사는 행위입니다. 국민연금이 기존에 유지하던 국내주식 목표 비중 19.9%를 회복하려면, 이날 장중 저가 기준으로 약 94조 6천억 원어치 국내주식을 팔아 해외자산을 사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문제는 그 타이밍입니다. 지난 주말 야간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60원을 넘어섰습니다. 국내주식을 팔아 달러를 사는 순간,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환율은 더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리밸런싱을 해야 하는데, 리밸런싱이 환율을 더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이미 시작된 셈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계산해보니 94조 원을 환율 1,560원으로 나누면 달러 환산액이 약 606억 달러에 달합니다. 이 규모의 달러 매수가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진다면, 환율이 어디까지 튀어 오를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진퇴양난이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닌 상황이었습니다. [사진출처 : 머니투데이 - 5차 국민연금기금운영위원회] 환헤지와 외환스와...

블랙먼데이 피하지 못한 코스피 (서킷브레이커, 환율, 반도체주)

이미지
  주식을 오래 하다 보면 이런 날이 꼭 옵니다. "이 정도면 바닥 아닐까?" 하는 순간, 바닥이 한 층 더 뚫리는 날. 2026년 6월 9일이 딱 그랬습니다. 코스피가 하루 만에 8% 넘게 빠지면서 7,484까지 내려앉았고, 제약바이오 시총은 반나절 만에 14조 원이 증발했습니다. 저도 아침에 앱을 열고 멍하니 화면을 바라봤습니다. 서킷브레이커가 세 번이나 걸린 날  개장 3분 만에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가 발동됐습니다. 서킷브레이커란 주가가 급격히 폭락할 때 시장을 일시적으로 멈춰 투자자들의 패닉 매도를 진정시키는 안전장치입니다. 코스피 지수가 직전 종가 대비 8% 이상 하락 상태가 1분간 지속되면 자동으로 발동되고, 모든 종목의 거래가 20분간 중단됩니다.  이번이 올해만 세 번째였습니다. 역대로 따져도 아홉 번째 발동입니다. 거래가 재개된 지 10분 만에 이번엔 매도 사이드카(Sidecar)까지 걸렸습니다. 사이드카란 선물 가격이 일정 폭 이상 급변할 때 현물 시장의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중단시키는 제도입니다. 쉽게 말해 자동 매도 프로그램이 폭풍처럼 쏟아지는 걸 잠깐 막아두는 브레이크입니다.  저는 이 두 장치가 같은 날 연달아 발동되는 걸 처음 경험했습니다. 화면 속 숫자들이 실시간으로 무너져 내리는 걸 보면서, 이건 단순한 조정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이날 하락 종목이 코스피 전체의 95%에 달했고, 코스닥도 9% 폭락하며 911까지 내려앉았습니다. 상승한 종목을 찾는 게 오히려 이상한 하루였습니다. 환율 급등, 이게 진짜 위기일까  주가와 함께 투자자들을 더 불안하게 만든 건 환율이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530원대까지 치솟았다가 외환당국의 강도 높은 개입이 나오면서 같은 선에서 마감했습니다.  외환 보유액과 경상수지 흑자를 근거로 위기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한국은행 기준 외환 보유액은 4,000억 달러를 웃돌고, 경상수지도 ...

삼성 대국민 감사 페스티벌 (온누리상품권, 제복공무원, 상생5조)

이미지
 솔직히 이 뉴스를 처음 봤을 때 "설마 진짜로?"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삼성전자가 제품 구매액의 20%를 온누리상품권으로 돌려준다는 소식, 단순한 할인 행사가 아니라 4000억원 규모의 상생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눈이 멈췄습니다. 2026년 6월 8일부터 4주간 진행되는 '국민과 함께, 삼성전자 감사 페스티벌'의 핵심을 짚어봤습니다. 20% 환급, 이게 진짜 할인이 맞나요  삼성전자 제품을 사면 구매액의 20%를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으로 돌려준다고 하는데, 이걸 단순한 프로모션으로 봐야 할지 고민이 됐습니다. 제가 직접 계산해봤을 때 100만 원짜리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면 20만 원어치 온누리상품권이 생기는 셈입니다. 체감 할인율로 따지면 꽤 실질적인 혜택입니다.  여기서 온누리상품권이란 전통시장, 골목상권, 소상공인 점포 등 지역 상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발행되는 지역 화폐 성격의 상품권을 말합니다. 단순 현금 할인과 달리 소비자가 받은 혜택이 다시 지역 소상공인에게로 흘러가는 구조로 설계된 것이 특징입니다.  한 가지 주목할 부분은 이번 행사 설계 방식입니다. 삼성전자가 현금 할인 대신 온누리상품권을 택한 이유, 저는 이게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소비자는 대기업 제품을 사고, 그 혜택을 동네 시장과 골목가게에서 쓰는 흐름을 만들겠다는 의도가 보였거든요. 실제로 온누리상품권 가맹 매장의 매출은 가맹 직후 약 4% 증가하고, 3년 차에는 12.2%까지 매출 상승 효과가 확인된 바 있습니다([출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https://www.semas.or.kr)). K히어로 30% 혜택, 제복공무원 범위가 어디까지일까  군인이나 소방관이 주변에 있다면 이번 행사가 더 반가운 소식일 겁니다. 제복공무원으로 불리는 이른바 'K히어로'에게는 구매액의 30%를 지원합니다. 일반 고객보다 10%포인트 더 많은 혜택입니다.  수혜 대상의 범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현역 병사를 포함...

사장님도 잘 모르는 실업급여 부정수급 (공동불법행위, 구상권, 징수금)

이미지
 직원이 "사장님, 저 실업급여 좀 받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고 부탁해올 때, 거절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오래 함께 일한 사람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사안을 접하고 나서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말이 얼마나 위험한 생각인지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선의로 도운 것이 수백만 원짜리 징수금으로 돌아왔고, 돈을 돌려받으려던 소송마저 기각된 이 사건은 생각할수록 씁쓸합니다. 공동불법행위, 사장도 피해자가 될 수 없다  서울에서 일본식 주점을 운영하던 사업주 A씨의 사례는 많은 자영업자들이 한 번쯤 고민해봤을 상황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2년 넘게 근무한 직원 B씨가 퇴직하면서 실업급여 수급 요건이 안 됨에도 서류를 맞춰달라고 요청했고, A씨는 이에 협조했습니다. 얼마 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의 조사에서 이 사실이 적발되었고, A씨에게는 410만 8270원의 징수금이 부과되었습니다.  여기서 징수금이란, 부정수급 행위에 가담한 사업주나 수급자에게 국가가 지급된 급여를 환수하고 추가로 제재금을 부과하는 처분을 말합니다. 단순히 받은 돈을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 최대 5배까지 추가 징수가 가능합니다. A씨가 납부한 금액 외에도 B씨에게 부과된 징수금은 1232만 원에 달했습니다.  억울하다고 느낀 A씨는 납부한 징수금을 B씨에게 돌려달라며 구상금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구상권이란, 타인의 채무를 대신 변제한 사람이 그 타인에게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쉽게 말해 "내가 대신 냈으니 네가 돌려줘"라고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리입니다. A씨 입장에서는 자신은 도와준 것뿐이고, 실제로 급여를 받은 건 B씨이니 B씨가 물어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그런데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A씨를 단순한 방조자가 아닌 공동불법행위자로 봤습니다. 공동불법행위란 두 사람 이상이 함께 위법 행위를 해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 각자가 연대하여 책임지는 법적 개념입니다. 재...

새마을금고 윤리 특강과 투자교육 (머니무브, 수신이탈, 투자교육)

이미지
 평생 예금 통장 하나로 노후를 버텨온 어르신들이 주식 계좌를 열겠다며 금고 창구를 찾는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수신잔액 데이터를 확인하고 나니 단순한 소문이 아니었습니다. 고령층까지 번진 투자 열풍이 상호금융 전체를 흔들고 있고, 그 한복판에서 새마을금고는 윤리 특강과 투자교육이라는 두 개의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머니무브가 만든 위기, 상호금융 수신이탈의 구조  제가 이 상황을 처음 심각하게 받아들인 건 수치를 봤을 때였습니다. 2025년 1분기 기준 새마을금고·신협·농협·수협 등 상호금융권 전체의 수신잔액은 915조원 수준입니다. 불과 석 달 전인 작년 말에는 930조원을 넘었으니, 단 한 분기 만에 15조원 넘게 빠져나간 셈입니다([출처: 한국은행](https://www.bok.or.kr)).  여기서 수신잔액이란, 고객이 금융기관에 맡긴 예금·적금 등의 총합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금고가 굴릴 수 있는 돈이 그만큼 줄었다는 뜻입니다.  이 자금은 어디로 갔을까요. 증시입니다. 이른바 머니무브(Money Move) 현상인데, 머니무브란 금리나 수익률 차이로 인해 한 금융상품에서 다른 금융상품으로 자금이 대규모로 이동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예전에는 이 흐름이 주로 30~40대 사이에서 일어났다면, 지금은 상호금융의 핵심 고객층인 고령층까지 번졌다는 게 문제입니다.  일선 금고에서 들려오는 얘기는 더 구체적입니다. 만기가 남은 예적금을 중도해지하겠다는 요청은 물론, 출자금 인출을 요구하는 사례도 나왔습니다. 출자금이란 조합원이 조합에 납입한 지분성 자금으로, 원칙적으로 중도 인출이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일부 어르신 조합원들이 이 차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인출을 요구하면서 창구에서 분쟁까지 생겼다고 합니다. 제 경험상 이런 상황은 단순한 자금 이탈 문제가 아니라, 금융 리터러시(Financial Literacy) 부족에서 비롯된 문제입니다. 금융 리터러시란 금융 상품의 특성과...

원달러 환율 1550원 실화? (환율 상승, 외국인 순매도, 서민 부담)

이미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공항 환전 창구 앞에서 고시판을 보다가 1603원이라는 숫자를 처음 마주했을 때, 순간 단위를 잘못 읽었나 싶어 두 번이나 확인했습니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처음 보는 수준의 환율, 그것도 야간 거래에서는 1555원을 넘어섰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이제 고환율이 피부로 느껴지는 일상의 문제가 되어버렸습니다. 환율 상승, 숫자 뒤에 있는 진짜 구조  제가 직접 확인해봤는데, 원달러 환율이 1550원을 넘긴 것은 단순한 수치 상의 사건이 아닙니다. 이 흐름에는 꽤 복잡한 구조적 요인이 얽혀 있습니다.  첫 번째로 주목해야 할 것은 외국인 순매도 규모입니다. 외국인 순매도란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사는 것보다 파는 양이 더 많은 상태를 말합니다. 지난달 7일부터 이날까지 20거래일 연속 이 흐름이 이어졌고, 누적 금액은 66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같은 기간 4월 경상수지 흑자가 43조 원 수준이었으니, 외국인이 팔아치운 규모가 우리가 무역으로 번 돈을 훨씬 초과한다는 뜻입니다. 외환시장에서 이 달러 수요가 한꺼번에 터져나오면 원화 가치는 자연히 내려앉습니다.  두 번째는 달러인덱스(DXY)의 급등입니다. 달러인덱스란 유로, 엔, 파운드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상대적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 수치가 오를수록 달러가 세계적으로 강해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미국의 5월 고용보고서에서 예상보다 고용 상황이 좋게 나오면서 달러인덱스가 99.658까지 급등했습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 달러는 강해지고, 원화는 상대적으로 약해지는 구조입니다.  세 번째 요인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입니다.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군사 충돌이 확대되면서 유가 상승 압력이 커졌는데, 한국은 원유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라 달러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무역 결제 대부분이 달러로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코스피 조정 중? (외국인 순매도, 신용융자잔고, 빚투 리스크)

이미지
 외국인이 7조 원 가까이 팔아치웠는데 코스피가 버텼다면, 그게 좋은 신호일까요? 저는 처음 이 수급 데이터를 봤을 때 솔직히 안도감보다 불안감이 먼저 들었습니다. 개인이 그 물량을 고스란히 받아냈다는 사실이, 시장의 체력보다 개인 투자자들의 리스크 노출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혔기 때문입니다. 외국인 순매도, 역대 두 번째인데 시장이 버텼다는 것의 의미  2026년 6월 4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약 6조 9,900억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역대 두 번째 규모입니다. 참고로 역대 1위는 올해 2월 27일의 7조 811억 원이었습니다. 이 숫자가 단순한 하루 수급 이벤트로 보이지 않는 이유는, 올해 누적 외국인 순매도가 이미 117조 원을 넘어섰다는 점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코스피는 연초 대비 100%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9,000선을 넘보고 있었습니다. 이걸 가능하게 한 건 개인 투자자들입니다. 이날 하루만 개인이 약 5조 원, 기관이 약 1조 8,000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하방을 지탱했습니다.  여기서 순매수란 매수 금액에서 매도 금액을 뺀 값이 양수인 상태, 즉 순수하게 시장에 돈이 들어온 것을 의미합니다. 외국인이 던지는 물량을 개인이 고스란히 받아내고 있는 구조입니다. 제가 직접 수급 흐름을 추적해봤는데, 기관 중에서도 금융투자 부문이 약 1조 7,000억 원을 순매수했는데, 이 자금의 대부분은 ETF(상장지수펀드) 관련 자금으로 추정됩니다. ETF란 특정 지수나 자산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펀드를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도록 만든 상품입니다. 결국 개인 자금이 ETF를 통해 시장을 떠받치는 구조가 올해 내내 반복되고 있는 셈입니다.  이날 코스피 하락의 직접적인 배경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며 국제 유가가 급등했고, 국채 금리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습니다. 여기서 국채 금리란 정부가 발행한 채권에 붙는 이자율로, 금리가 오르면 주식 시장...

6·3 지방선거 결과 (한강벨트, 구청장 지도, 민주당 약진)

이미지
 밤새 개표 방송을 켜놓고 잠을 못 이긴 분들 많으셨을 겁니다. 저도 새벽 4시까지 화면을 붙들고 있었는데, 서울시장 선거 개표율이 92%를 넘어서도 두 후보가 48%대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장면은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더 눈길을 끈 건 서울시장 숫자보다 서울 25개 구청장 지도가 4년 만에 완전히 뒤집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서울 구청장 지도, 4년 만에 무슨 일이 생긴 건가  2022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단 8곳에서만 구청장을 배출했습니다. 당시 저는 그 결과를 보면서 '이게 이렇게까지 무너질 수 있나' 싶었는데,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는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판이 뒤집혔습니다. 4일 오전 6시 기준으로 민주당 후보가 17개 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었고, 최종 결과는 14~17곳 승리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집계가 나왔습니다.  이런 변화를 이해하려면 '스윙보터(swing voter)' 지역이라는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스윙보터란 특정 정당에 고정되지 않고 선거마다 지지 정당을 바꾸는 유권자층을 뜻하는데, 서울에서는 마포·영등포·광진·강동 등 한강을 끼고 있는 이른바 한강벨트 지역이 대표적입니다. 2022년에는 이 벨트에서 민주당이 성동구 하나만 겨우 건진 상황이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이 지역을 되찾은 방식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마포구와 영등포구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국민의힘 후보를 두 자릿수 득표율 차이로 앞서는 장면은, 4년 전의 판세와 완전히 달랐습니다. 선거 지형 분석에서 자주 쓰이는 '풍향계 지역'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풍향계 지역이란 전체 민심의 흐름을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지역구를 의미하는데, 이번 선거에서 한강벨트가 그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통적 보수 텃밭인 강남구(65.89%)와 서초구(66.40%)에서는 압도적 우위를 유지했습니다. 서초구는 1995년 민선 지방자치 출범 이후 단 한 번...

미국 증시 닷컴 버블 정점때와 같다? (소수 쏠림, 닷컴버블, 붕괴 신호)

이미지
 솔직히 처음 이 숫자를 봤을 때 조금 섬뜩했습니다. S&P 500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날, 실제로 신고가를 기록한 종목이 고작 20개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지수는 역대 최고인데 나머지 종목들은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빠지고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마침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이 이 수치를 2000년 닷컴 버블 정점과 비교한 보고서를 읽고, 개인적으로 한동안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숫자 20이 말하는 것, 소수 쏠림의 민낯  제가 주식 투자를 시작한 지 꽤 됐는데, 시장이 오른다고 해서 모든 종목이 같이 오르는 건 아니라는 걸 몸으로 배웠습니다. 그런데 이번처럼 극단적으로 쏠린 경우는 저도 처음이었습니다.  하트넷이 지목한 핵심 지표가 바로 등락주선(ADL)입니다. ADL이란 하루하루 상승한 종목 수에서 하락한 종목 수를 차감해 누적한 값으로, 시장 전체가 실제로 얼마나 건강하게 오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내부 체력 지표입니다. 지수는 최고치인데 ADL은 4월 중순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쉽게 말해 간판만 빛나고 실속은 비어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번 랠리를 이끈 건 마이크론과 AMD 같은 AI 반도체 종목들이었습니다. 지난 4~5월 두 달 동안 마이크론이 88%, AMD가 46% 급등했고, 나스닥 지수 전체로도 25% 치솟았습니다. 기술주 중심 지수가 두 달 만에 이만큼 오른 건 최근 20년 사이 없던 일입니다. 처음엔 저도 이게 그냥 AI 성장 기대감을 반영한 정상적인 재평가 과정이라고 봤습니다. 그런데 숫자를 더 파고들수록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투자조사업체 BCA 리서치에 따르면 같은 기간 기준 S&P 500 편입 종목 중 55% 정도만 200일 이동평균선 위에서 거래되고 있었습니다([출처: BCA 리서치](https://www.bcaresearch.com)). 200일 이동평균선이란 최근 200거래일의 평균 주가를 이은 선으로, 주식 시장에서 중장기 추세의 건강성을 판단할 때 기준점으로...

젠슨 황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 (깐부, HBM, 로보틱스)

이미지
 솔직히 이번 소식을 접하고 처음 든 생각은 "이게 단순한 비즈니스 만찬인가?"였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GTC 타이베이 2026에서 한국 기업들만을 따로 불러 모아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를 연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장소는 젠슨 황 가족과 오랜 추억이 담긴 식당이었고, 메뉴는 대만식 치맥에 소맥까지 나왔다고 하니 분위기가 보통이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깐부의 격: 자리 배치가 말해주는 것  행사에 직접 참석한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가 가장 흥미롭게 봤던 부분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누가 누구 옆에 앉았는가'였습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젠슨 황 CEO와 그의 장녀인 매디슨 황 수석 이사 사이에 앉았다는 사실, 이게 단순한 자리 배치로 보이시나요? 비즈니스 세계에서 누가 누구 옆에 자리하는지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닐 때가 많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자리 배치는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여기서 HBM(고대역폭메모리)이란 무엇인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HBM은 기존 D램과 달리 여러 개의 메모리 다이를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전송 대역폭을 극적으로 높인 반도체입니다. 쉽게 말해, AI 가속기가 한꺼번에 처리해야 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기 위해 꼭 필요한 부품입니다. 엔비디아의 GPU 기반 AI 연산은 사실상 이 HBM 없이는 성립되지 않습니다.  젠슨 황 CEO 본인도 이날 HBM의 핵심 요소로 성능, 품질, 신뢰성, 공급 능력 네 가지를 직접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그래서 우리는 SK하이닉스와 매우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하니, 이 자리가 단순한 친목 행사가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SK하이닉스가 이번 회동을 계기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달성했다는 사실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HBM 패권을 쥔 기업이 어디인지를 보여주는 숫자이기도 합니다([출처: SK하이닉스 공식 SNS](https://www.facebo...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이 시사하는 것 (반복 사고, 중대재해처벌법, 처벌 실효성)

이미지
 2026년 6월 1일,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순간, 저는 "또"라는 말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2018년, 2019년에도 같은 사업장에서 각각 5명, 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8년 사이에 세 번. 이건 사고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반복 사고가 멈추지 않는 이유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번 사고가 난 56동 세척공실은 로켓 추진체 제조에 사용되는 설비나 공구를 세척하는 공간입니다. 회사 측은 이 공정의 위험도가 낮다고 평가해왔다고 하는데,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의 시각은 달랐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동조합 관계자가 "모든 사업장에서 특별히 더 위험하거나 덜 위험한 곳은 없다"고 말한 대목이 오래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2018년 사고 직후 고용노동부가 실시한 특별감독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 위반 행위가 무려 486건 적발됐습니다. 산안법이란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사업주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규정한 법률입니다. 쉽게 말해, 이 법이 제대로 지켜졌다면 노동자가 위험한 환경에 그대로 노출되는 일은 없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486건이라는 숫자는 그 의무가 얼마나 허술하게 다뤄졌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당시 노동부 보고서에는 "환경안전팀의 인식과 지위, 권한이 낮아 노동자 안전·보건 총괄 관리가 부재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제가 직접 관련 자료를 찾아봤는데, 이 지적은 이번 사고가 나기 전까지 실질적으로 개선됐다는 흔적이 없습니다. 총괄 관리 체계가 무너진 상태에서 아무리 매뉴얼을 만들어봤자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다는 건 이번 결과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에서 주목해야 할 핵심 문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같은 사업장에서 8년 만에 세 번째 폭발 사고 발생 - 2018년 특별감독 이후에도 안전 총괄 관리 체계 미비 지속 - 사고 ...

소득 양극화 (처분가능소득, 흑자액 격차, 이전소득)

이미지
 올해 1분기 소득 하위 20% 가구의 실질 흑자액이 –43만8000원으로 집계됐습니다. 201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적자입니다.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저도 한 번 멈췄습니다. 한 달에 44만 원 가까이 적자를 내며 살아가는 가구가 존재한다는 게 숫자로만 봐도 무겁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처분가능소득, 저소득층 살림의 실제 온도  이번 통계에서 가장 눈에 띈 개념이 바로 처분가능소득입니다. 처분가능소득이란 전체 소득에서 세금, 사회보험료, 이자비용 같은 비소비지출을 모두 뺀 뒤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통장에 찍히는 월급이 아니라, 고정 지출을 다 떼고 진짜로 손에 남는 돈입니다.  올해 1분기 1분위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은 79만2000원에 그쳤습니다. 여기서 실질(Real)이란 명목 수치에서 물가 상승분을 제거한 값을 뜻합니다. 인플레이션이 반영된 진짜 구매력 기준으로 보면 79만 원이 고작이고, 이마저도 전년 동기 대비 0.1% 줄었습니다. 전체 소득 증가율이 0.6%였지만, 사회보험료가 22.7%, 이자비용이 12.3% 늘면서 실제 가계에 남는 여력을 모두 잠식해버린 겁니다.  제가 직접 주변 상황을 보면서 느낀 건, 이 수치가 그냥 통계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소득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인데 사회보험료와 이자 부담이 동시에 올라가면, 79만 원에서 소비지출 123만1000원을 감당해야 하는 구조가 됩니다. 식료품과 보건 같은 필수 지출조차 피할 수 없으니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걸 두고 "씀씀이가 커졌다"고만 말하는 시각도 있지만, 저는 그 소비의 내용을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식비와 병원비가 오른 건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입니다. 올해 1분기 기준 1분위 가구의 살림살이 현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실질 처분가능소득: 79만2000원 (전년 동기 대비 –0.1%) - 실질 소비지출: 123만1000원 (전년 동기 대비 +5.1%) - 실질 흑자액: –...

6·3 지방선거 사전투표율과 선거이후 전망 (사전투표, 부동산 정책, 세제개편)

이미지
 선거 전날 밤, 주변에서 "이번엔 사전투표 했어?"라는 말이 이렇게 많이 들린 적이 없었습니다. 저도 이번 6·3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직접 다녀왔는데, 투표소 앞 줄이 평소보다 확연히 길었습니다. 뚜껑을 열어보니 전국 최종 사전투표율이 23.5%로 2014년 사전투표제 도입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수치 하나가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는 게 새삼 흥미롭습니다.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 지역 온도차가 컸습니다  이번 사전투표율이 유독 눈에 띈 건 단순히 전국 평균이 높아서가 아니라, 지역별 편차가 극명하게 갈렸기 때문입니다. 전북이 35.1%로 가장 높았고, 전남·광주가 34.1%로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대구는 18.7%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같은 선거인데 지역에 따라 투표 열기가 이렇게 달라진다는 사실이 더 실감 납니다. 4년 전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경북이 유일하게 사전투표율이 하락했고, 대구는 3.9%p 오르면서도 여전히 최저권에 머물렀습니다. 서울은 전체 평균과 비슷한 23.8%였고, 경기·부산·인천 등 수도권·광역시는 21%대로 전국 평균을 밑돌았습니다.  전북의 높은 사전투표율을 두고 해석이 분분했는데, 무소속 김관영 전북도지사 후보는 이를 "중앙당의 거수기가 아니라는 자존의 표현"이라고 했습니다. 민주당이 당론을 앞세워 공천을 강행한 것에 대한 도민들의 반응이 투표율로 나타났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꽤 설득력 있는 해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역 민심이 중앙당 결정보다 앞설 수 있다는 것을 숫자로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투표율 해석을 놓고 여야가 서로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는 모습도 예상대로였습니다. 높은 투표율이 야당에 유리한지, 여당 심판론을 반영하는지는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선거 전부터 투표율 숫자 하나로 유불리를 재단하는 건 솔직히 말씀드리면 좀 소모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부동산 정책, 선거 끝나면 본격 시작입니다 ...

후쿠시마 2호기 핵연료 반출 안전한가? (폐로 일정, 데브리, 반출 전망)

이미지
 2011년 사고 이후 14년이 지난 지금도 후쿠시마 제1원전 수조 안에는 핵연료봉 615개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도쿄전력이 드디어 6월 초 2호기 핵연료 반출에 착수한다고 밝혔는데, 솔직히 저는 이 뉴스를 보면서 안도보다 걱정이 먼저 들었습니다. 첫 반출이 고작 3~4개라는 숫자 때문이었습니다. 6월 반출 착수, 숫자로 뜯어보면 보이는 것들  도쿄전력은 올해 1분기 반출 개시를 목표로 했다가 6월 초순으로 일정을 구체화했습니다. 작업 인력의 역량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엔 그만큼 준비가 더 필요했던 것으로 읽힙니다. 첫 반출 물량이 3~4개라는 점이 그 방증입니다. 615개 전체를 2028년도까지 꺼낸다는 게 목표인데, 지금 속도라면 중간 중단 기간을 감안해도 빠듯한 일정입니다.  이번 작업에서 핵심은 사용후핵연료(Spent Nuclear Fuel)의 안전한 이송입니다. 사용후핵연료란 원자로에서 연소를 마친 핵연료로, 여전히 강한 방사선과 열을 방출하기 때문에 수조 냉각이 필수입니다. 현재 2호기 수조는 임시 설비로 냉각 중인 상태라 설비 고장이 발생하면 냉각 불능이 되는 위험이 있습니다. 도쿄전력이 반출을 서두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 반출 방식은 전용 크레인을 원격으로 조작해 연료봉을 꺼낸 뒤 전용 용기에 담아 부지 내 공용 수조로 옮기는 구조입니다. 도쿄전력은 지난해 12월부터 반출 장치 시운전을 시작했고, 올해 3월에는 크레인 설비 설치까지 완료했습니다. 저는 이 준비 기간이 1년 이상 걸렸다는 점 자체가 이 작업이 얼마나 정밀함을 요구하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 1·2·5호기 수조에 남아 있는 사용후핵연료봉은 2,099개이며, 1~6호기 전체 반출률은 56.0%입니다([출처: 도쿄전력 공식 자료](https://www.tepco.co.jp)). 절반을 넘겼다는 건 그나마 다행이지만, 남은 절반에 훨씬 더 어려운 작업이 몰려 있다...